사내변호사 채용 후 반복되는 실패와 이직,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기업 리스크를 확실히 잡고 조직 안정성을 높이는 사내 법무 관리 시스템 구축의 성공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단계를 공개합니다.
1. 변호사만 채용하면 해결될까? 사내법무팀이 정착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진짜 이유
최근 준법경영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많은 중견·벤처기업들이 사내변호사를 채용하고 법무팀을 신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한 사내법무조직이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채용된 변호사가 얼마 못 가 이직하는 등 실패를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경영진이 사내법무의 본질적 가치를 오로지 ‘숫자‘로만 판단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법무의 핵심은 리스크 예방인데, 예방된 손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반면 변호사 인건비는 명확한 비용으로 잡히기 때문에 경영진은 투자를 주저하게 됩니다.
또한, 보수 수준을 고려해 1~2년 차 저년차 변호사를 채용해 놓고, 실제로는 10년 차 이상의 능숙한 업무 처리와 경영 판단을 기대하는 ‘모순적인 기대‘도 실패의 주원인입니다. 저년차 변호사에게 체계 구축이나 중요 프로젝트 매니징을 맡기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기대와 조직 내 성장 비전의 부재는 결국 사내변호사의 이탈로 이어지며, 힘들게 쌓으려던 법무 관리체계의 기초마저 흔들게 됩니다.
2. 변호사가 없어도 당장 시작하세요! 모아진 계약서와 자문 내역의 힘
사내법무관리체계 구축이 막막하다면, 변호사를 채용하기 전에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법무 관련 정보의 집중‘입니다. 회사 내 흩어져 있는 체결 계약서를 한곳에 모으고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담당자 퇴사로 인한 분실 위험을 막고, 향후 계약 검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외부 로펌에서 받은 자문 결과와 법무 수수료 지출 내역을 모아두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중복된 자문 의뢰로 인한 비용 낭비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향후 우리 회사에 어떤 경력의 사내변호사가 필요한지, 어떤 이슈가 자주 발생하는지 분석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됩니다. 이 단계는 법무 전담 인력이 없어도 충분히 실행 가능하며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3. 바로 채용하지 마세요! 고문변호사를 활용한 ‘인큐베이팅’ 전략
체계가 없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사내변호사를 채용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신규 채용된 변호사가 적응하지 못하고 1년 만에 퇴사한다면, 적응 기간과 인수인계 기간을 제외하고 실제 업무를 수행한 기간은 고작 6~7개월에 불과해 회사에 실익이 없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팁으로 ‘인큐베이팅’ 전략을 제안합니다.
먼저 사내 법무 경험이 풍부한 외부 고문변호사를 선임하여 약 1년 동안 회사의 자문 데이터를 축적하고 시스템을 인큐베이팅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후 사내변호사를 채용하면 축적된 자료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저년차 변호사를 채용할 경우, 고문변호사를 멘토로 활용하여 업무를 상의하게 배려해 준다면 월 100만 원 정도의 고문료 이상의 효과를 거두며 사내변호사의 장기근속과 성장을 도울 수 있습니다.
4. 이메일 업무는 그만! IT 시스템으로 법무 데이터를 자산으로 만드는 법
법무 수요가 늘어나면 단순히 인력을 늘리는 것을 넘어 시스템화가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이메일로 계약 검토나 자문을 주고받았는데, 이는 담당자가 바뀌면 업무 히스토리가 단절되고 지식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관리 IT 시스템을 도입하면 요청 및 회신 내역이 데이터베이스(DB)화되어 검색과 재활용이 용이해집니다.
또한 계약 갱신 시점 알림을 통해 원치 않는 계약 연장을 방지하는 등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지며, 법무 업무의 가시성을 확보해 객관적인 성과 평가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시스템 구축 비용이 수억 원에 달해 대기업의 전유물이었으나, 최근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SaaS(Software as a Service) 방식이 도입되어 적은 비용으로도 체계적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데이터가 쌓이면 분쟁 발생 시 강력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5. CFO 산하의 법무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독립성이 필수적인 이유
법무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조직의 위치를 재고해야 합니다. 많은 기업이 편의상 법무팀을 재무를 총괄하는 CFO(최고재무책임자)나 운영을 총괄하는 COO(최고운영책임자) 산하에 두곤 합니다. 하지만 수익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이들의 역할은 법률 리스크를 통제해야 하는 법무 조직과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당장 수익이 나는 사업이라도 법적 위험이 있다면 제동을 걸어야 하는데, 상급자가 성과를 중시한다면 법무팀이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내법무가 잘 정착된 영미권 기업들처럼 법무조직을 CEO 직속으로 독립시켜, CEO가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단, 이를 위해서는 회사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숙련된 변호사의 존재가 필수적입니다.

